종이 밖에 남은 추사의 글씨

화암사에는 추사 김정희가 바위에 남긴 ‘시경’과 ‘천축고선생댁’이라는 글씨가 있습니다. ‘시경’은 시의 경지를, ‘천축고선생댁’은 석가모니의 집을 뜻합니다. 어려운 한자도 뜻을 알고 보면 이 장소에 붙인 말로 다가옵니다.

종이에 쓴 작품은 다른 전시실로 옮길 수 있지만 바위의 글씨는 그 자리에 있습니다. 바위의 모양과 방향, 글씨를 보기 위해 서는 위치까지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추사의 필체뿐 아니라 어떤 곳에 어떤 이름을 남겼는지가 흥미롭습니다.

화암사는 추사 집안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고택과 기념관을 본 뒤라면 집과 전시실에서 보던 인물의 글씨를 실제 바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