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보다 먼저 집을 봅니다

추사고택은 김정희의 증조부 김한신이 세운 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사 한 사람의 작업실로 지은 집은 아니고, 왕실과 인연이 있던 집안이 여러 세대에 걸쳐 살던 곳입니다.

바깥에는 ㄱ자 사랑채, 안쪽에는 ㅁ자 안채가 있습니다. 사랑채에서는 손님을 맞고 글을 읽었으며, 안채는 가족의 생활을 중심으로 짜였습니다. 마루에 면한 방과 안마당을 향한 방이 어떻게 다른지 보면 추사의 글씨를 몰라도 집 구경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마당의 돌기둥 ‘석년’은 해시계 받침으로 소개됩니다. 큰 기와지붕만 보다가 놓치기 쉬운 물건입니다. 이름난 서예가의 집에서도 손님을 맞고 시간을 재며 살았다는, 당연하지만 전시관에서는 잘 떠올리지 않는 일들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