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가는 이유가 국수 한 그릇이어도 괜찮습니다. 가을에는 삼국축제가 열립니다. 삼국은 국밥과 국수, 국화입니다. 이름에서 역사를 기대했다면 조금 다른 구경이 되겠습니다. 세 가지 중 두 가지는 먹는 쪽입니다.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이곳은 관광객이 오기 전부터 주민들이 장을 보던 곳입니다. 식당 밖에는 채소와 생선, 옷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식사 뒤 골목을 조금 돌아보면 한 끼를 먹으러 온 사람과 오늘 저녁 장을 보는 사람이 같은 시장을 쓰고 있습니다.
시장 근처의 구 호서은행 본점도 볼 만합니다. 호서은행은 1913년에 설립됐고 지금 남은 본점 건물은 1922년에 지었습니다. 농산물이 모이고 거래가 커지던 동네에 지역 자본으로 은행을 세운 겁니다. 시장을 보고 나면 이곳에 왜 은행 본점이 있었는지도 덜 낯설게 느껴집니다.
예당호로 가면 출렁다리와 음악분수가 있습니다. 다만 이 물을 처음 모은 목적은 관광이 아니었습니다. 1964년 준공한 농업용 저수지로, 지금도 주변 논에 물을 댑니다. 다리와 분수 뒤로 논이 이어지는 풍경은 우연이 아닙니다.
대흥의 이성만·이순 형제 효제비에는 저수지가 생긴 과정도 남아 있습니다. 원래 가방교 근처에 있던 비석을 수몰 위험 때문에 옮겼습니다. 봉수산 임존성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역시 백제 부흥군이 보던 풍경과는 다릅니다. 성은 오래됐고, 그 아래 넓은 물은 훨씬 뒤에 생겼습니다.